본문 바로가기

금융 투자 상품·개념

금융상품 평가지표 제1편_수익률

모든 금융 상품 성과 평가의 기본, 수익률


 금융 상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 무엇을 가장 먼저 보아야 할까? 두말하면 잔소리, 당근빠따 수익률 아니겠습니까 여러부~운!!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면 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만고땡이다. 그렇기에 1보다 2가 크고, 2보다 3이 크다라는 사실을 알 정도의 숫자 감각만 있으면 무엇이 더 좋은 상품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금융 상품이란 놈들의 진정한 특성을 판단하고 상호 비교도 하고 나아가 제대로 분석해보기 위해선, 이 수익률이라는 숫자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심화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모르고 살았어도 별 문제 없었을, 수익률의 의미에 대해 가볍게 알아보도록 하자.



 수익률이란 어떤 투자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단순하게 "마! 너 투자해서 얼마나 벌었어?" 라고 물어보면 안되는걸까. 그 질문에 대해 서래마을 생선귀신 고타쿠 씨는 "나 1억 벌었소", 한남동 투자 귀재 김더쿠 씨는 "나 100원 벌었소" 라고 답했다 해보자. 누가 더 투자를 잘한걸까? 1억 벌은 고타쿠씨...? 그런데 알고보니 고타쿠 씨는 100억을 투자해 1억을 벌었고, 김더쿠 씨는 10원을 투자해 100원을 벌었다. 그렇다. 단순히 얼마를 벌었느냐는 질문에는 애초의 투자 원본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아무리 고타쿠 씨가 많은 돈을 벌었을지언정 김더쿠 씨는 투자 원본을 10배로 불려놓았으니 김덕후 씨의 투자 성과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다. 여윽시 김더쿠는 투자의 귀재이시다. 이처럼 수익률 은 상호 원본이 다른 투자에 대해, 상호 비교 가능 하도록 변형된 성과 지표이다. 이처럼 일반적인 투자 수익률은 아래와 같이 계산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런 수익률의 관점에서 보면 고타쿠 씨는 1%의 수익률을, 김더쿠 씨는 무려 1,000% 의 성과를 달성했다. 자 그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알고보니 고타쿠 씨는 해당 수익을 1달만에 달성하였으며, 김더쿠 씨는 무려 40년에 걸쳐 달성한 수익률이었다. 에라이! 성과의 달성 기간이 달랐던 것이다. 이처럼 기간을 고려하지 않은 수익률을 누적 수익률이라고 한다. 이제 두 성과의 달성 기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역시 상호 비교가 가능하도록 동일한 기간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표준화 시켜보겠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기준 기간은 바로 1년이다. 이 표준화의 과정을 연율화(Annualization)이라 하며 연율화된 수익률을 연환산 수익률이라고 한다. 연율화를 하기위해서는 우선 기하 평균의 개념을 살짝 즈려밟고 가야 한다. 왐마! 기하 평균? 걱정 마라. 별거 아니다. 일단 40년 간 1,000% 의 투자 레코드를 쌓은 김더쿠 씨의 포트폴리오로 생각해보자. 김더쿠 씨는 연평균 몇 %의 수익률을 달성한 걸까? 1,000% 나누기 40년 해서 연 25%일까?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할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이런 n빵 방식의 평균을 산술 평균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런 식의 계산은 투자의 속성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다음의 예를 생각해보자. 내가 평균적으로 매년 10%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2년 동안 100만원을 투자한다고 치자. 만약 산술 평균 방식이라면, 나의 2년 누적 성과는 20%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레알 현실은 어떠한가? 첫해가 지나고 나면 나의 누적 자산은 10% 수익이난 110만원(100만원x1.10)이 되어 있을 것이다. 또 2년차가 되면 다시 10%의 수익이나 121만원(110x1.10)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읭? 누적 수익률이 21%가 되었네? 난 매년 10%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는데, 2년이 지나고나니 뭔가 맞지 않는다. 그러하다. 투자의 세계는 더하기의 세계가 아니라 곱하기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나의 전체 자산은 바로 직전 해까지의 누적 자산에 비례(곱)한 수익률만큼 매년 증가한다. 이러한 곱하기 세계에서는 기하 평균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금융 투자 상품의 과거 연평균 수익률이란 바로 이 기하평균 수익률이며, 아래와 같이 계산된다. a 는 각 연도의 (1+수익률) 이다.

 자, 어디 한번 잘 작동하는지 검증을 해보도록 하자. 위 연간 10% 수익률, 2년 투자의 예로 계산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1.10)*(1.10)]^(1/2)}-1 = 0.10 (즉, 10%). 이야! 비록 누적 성과는 21%이지만, 이를 기하 평균으로 연환산 하면 우리의 직관에 부합하는 연 10%의 평균 수익률이 산출된다. 나의 계산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면 엑셀이든 계산기든 한번 뚜들겨 보길 바란다. 자, 이렇게 기하 평균을 산출하는 과정이 곧 연율화의 과정이다. 엥 그렇다면 고타쿠씨의 1개월 수익률은 어떻게 연율화 하나요? 똑같다. 2년 투자가 위 산식 n의 자리에 2가 들어가는 것 처럼, 1개월 투자는 n의 자리에 1/12 가 들어갈 뿐이다. 연율화한 고타쿠와 김더쿠의 수익률 대결 승자를 가려보자.


 결국, 연율화까지 마친 진정한 수익률 지표 대결의 승자는 서래마을 생선귀신 고타쿠 였다. 그러나 고타쿠는 아직 기뻐하기 이르다. 이와 관련해 한가지 유의할 점이 있기 때문이다. 고타쿠의 한달처럼 비교적 짧을 기간의 성과를 연율화 한답시고 잡아늘리다 보면, 그 연환산 수익률의 '평균으로서 의미'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타쿠의 한달 투자 성과는 그저 시장이 반짝 좋았거나, 아니면 순전히 운이 좋아 기록한 성과일 가능성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1개월 성과를 가지고 연율화한다는 것은 앞으로 나머지 11개월 동안에도 비슷한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는 것과 동일하므로, 고타쿠의 연환산 성과는 과대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면, 한남동 김더쿠의 40년 누적 투자 성과는 오랜 기간 시장의 흥망성쇠를 겪어낸 성과이다. 때문에 김더쿠의 성과에는 마켓 타이밍이나 운빨의 반영도가 비교적 낮으며, 이를 연율화하면 정말 의미있는 '평균적 연간 성과'가 산출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연율화는 시장의 한 싸이클을 초과하는, 이를테면 5년 이상이라든가, 기간의 누적 성과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여윽시 운용자의 능력과 투자 상품의 우수성은 오랜 기간의 관점에서 평가해야 진가가 드러난다. 



단순 수익률을 넘어 로그 수익률로!


 사실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위의 수익률 계산과 연율화의 개념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 상품이나 자산을 가지고 진정 참트루 분석을 해보고자하는 열정맨이라면 로그 수익률 개념까지 맛보는 것이 좋겠다. 왐마! 기하 평균에 이어 로그가 뭐시당가...로그는 우리가 학창 시절 배웠던 그 log, 자연로그, 자연로그의 밑인 e ... 오우 막 어? 그냥 막 떠오르지 않는가? 그래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내가 수학자도 아니고 로그의 수학적 개념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실무적으로 로그 수익률이 가지는 함의와 그 특성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일단 로그 수익률의 계산 산식부터 한번 확인해보자. 관심 없으면 여기까지 읽고 뒤로 가기를 눌러도 좋다.



로그 안의 나누기는 로그 분자 빼기 로그 분모와 같으므로, 로그 수익률은 위와 같은 두가지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위는 일반적인 형태의 수식이므로 매도/매수 금액 대신, 각각 매도가/매수가 혹은 현재 주가/과거 주가 등으로 변환해 이용할 수 있다. 개념적으로 로그수익률은 연속복리수익률과 같다. 연속복리수익률이란 무엇인가? 우선 복리 수익란 위에서도 확인했던 것처럼 곱셈을 통해 증식되는 수익을 말한다. 지금까지의 예에서는 수익률을 1년에 한차례만 곱해 적용해 주었다. 만약 이를 잘게 쪼개어서 복리로 적용하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잘게 쪼개어 복리 적용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연 10% 를 두번으로 쪼개면 6개월말다 5%의 수익률이라고 볼 수 있고, 이를 복리로 적용한 실제 1년 누적성과는 (1.05)*(1.05)-1 = 10.25% 이 된다. 연 10%를 네 번으로 쪼개어 매 3개월마다 2.5%의 수익을 적용해주면 연간 누적 성과는 [(1.025)^4]-1 = 약 10.38%가 된다. 점점 더 잘게 쪼개다가 마침내 무한대로, 즉, 매 찰나마다 쪼갠다고 가정하면 그 성과는 아래와 같이 특정 곡선에 수렴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연속'복리이다. 아래 차트는 연 20%를 점차 잘게 쪼개어 복리 적용한 자산 증식 곡선이다. 보아라! 같은 수익률을 더 잘게 쪼갤수록 더 빠른 자산 증식이 일어난다. 그것이 복리의 힘이 아니겠는가. 


Compound Interest with Varying Frequencies by Jelson25, CC BY-SA 3.0


 이는 바꿔 말해, 같은 자산 증식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더 잘게 쪼갤수록 더 낮은 수익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미가 된다. 즉, 약 9.531% 의 수익률을 무한대로 쪼개어 복리 적용하면, 한번도 쪼개지 않은 연 10% 수익률과 동일한 성과를 얻게된다. 여기서 연속복리를 적용하는 9.531%가 바로 로그 수익률이 된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로그 수익률 r 을 무한대로 잘게 쪼개어 복리 적용하면 이는 자연상수 e의 r 승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특정 기간의 단순 누적 성과인 매도가/매입가를 설명하는 로그 수익률 r 을 찾고 싶다. 그 수익률 r 을 구하기 위해 양변에 자연 로그를 씌우면 좌변에는 오직 r 이, 우변에는 로그 수익률의 산식이 남는다. 실제 예를 들어보자. 오늘의 주가가 105원이고 어제의 주가는 100원 이었다. 일간 단순 수익률은 5%이다. 그렇다면 일간 로그 수익률은? ln(105) - ln(100) = 4.88% 되시겠다. 


 이러한 로그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순 수익률에 비해 몇가지 우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로그 수익률의 특성이 우리의 직관에 더 부합한다. 난 아닌데? 나의 직관은 남다른데? 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원래 100원이던 주가가 일반적인 수익률 관점에서 10% 오르고 뒤이어 10% 내렸다고 해보자. 현재 주가는 얼마일까. 똑같은 수익률만큼 오르고 내렸으니 그대로 100원이면 좋겠지만 실제는 100원이 아니게 된다. 100원*(1+0.1)*(1-01) = 99원으로, 우리의 직관과 어긋나는 것이다. 그러나 로그 수익률을 활용하면 우리의 직관과 일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로그 수익률 10%가 오르고 로그 수익률 10%가 내리면 주가는 그대로 100원이기 때문이다. 100원*[e^(0.1)]*[e^(-0.1)] = 100원. 로그 수익률은 기하평균과 마찬가지로 곱(복리)의 개념에서 산출된 수익률임에도 불구, 그 활용에 있어서는 더하기 빼기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활용 측면의 직관성과 용이성은 일반적인 수익률에 비해 로그 수익률이 더 우월한 것이다. 이러한 로그의 특성은 수익률을 떠나 단순한 주가 지수 흐름을 표현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예로 주가 지수가 매년 10%의 동일한 속도로 상승한다고 하자. 그럼에도 주가 지수 그래프는 그 곱의 효과로 인해 해마다 증가폭이 커지는 기하급수적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다. 만약 해당 주가 지수에 로그를 씌워보면 어떻게 될까? 로그를 취하면 기하급수의 착시 효과가 사라지고, 속도의 개념, 즉 일정한 선형으로 우상향하는 주가 지수 그래프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아래 차트를 보자. 두 차트는 모두 미국 S&P 500 지수의 지난 50여년 간 추이 그래프이다. 위 쪽은 일반적인 주가 지수의 흐름을 그린 것이고, 아래는 해당 주가 지수에 로그를 씌운 것이다. 역시 두번째 로그 차트가 비교적 일정한 속도의 주가 상승을 직관적으로 잘 시각화하고 있다.




 두번째로, 로그 수익률이 통계적으로 다루기 더 용이하다. 이는 일반 수익률의 분포가 좌우 비대칭의 속성을 띠는 데 반해, 로그 수익률은 좌우 대칭의 정상 분포를 그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위에서 말한 직관성과 동일 맥락이다. 주가가 Day0의 100원에서 출발해 Day1에 110원이 되었다가, Day2 에 다시 100원이 되었다가, Day3에 90원이 되었다가, Day4에 100원이 되었다고 해보자. 주가는 100원을 중심으로 위 아래 골고루 움직여주었다. 그렇다면 단순 수익률의 분포는 어떻게 될까? 일반적인 일간 수익률은 Day1에 +10%, Day2에 약 -9.09%, Day3에 -10%, Day4에 +11.11%를 기록할 것이다. 즉, 해당 예에서 일간 수익률 분포는 0%를 기준으로 우측으로 살짝 치우친 분포를 나타내게 된다. 반면 로그 수익률은 Day1에 +9.53%, Day2에 약 -9.53%, Day3에 -10.54%, Day4에 +10.54% 로 0% 를 중심으로 완벽한 좌우 대칭을 그리게 된다. 또한 일반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아무리 많이 나봐야 -100%인데 반해 + 수익률을 무한대로 열려있다. 그러나 로그 수익률은 +/- 수익률 모두 무한대 표현이 가능하다. 많은 통계 이론과 기법들이 좌우 대칭의 정규분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러한 로그 수익률의 분포 특성은 통계 기법을 적용하고 분석하기에 훨씬 용이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수익률 하나만을 놓고보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상품과 자산의 성과를 바라볼 수 있다. 후반부에 로그 수익률 개념까지 설명하기는 하였으나, 이 부분은 통계적 분석을 위한 수익률 개념이므로 머릿 속에도 지워도 좋을 것이다. 추후 진행될 논의에서는 모두 일반적인 형태의 단순 수익률만을 사용할 것이다. 사실, 이번 편에서 수익률을 넘어 변동성 개념까지 설명하고 그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성과 측정 지표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도 말이 너무 길어진 것 같으니 이만 마무리하고 나머지 이야기를 2편에서 풀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