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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중간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AP Photo/J. David Ake

 

 어느덧 11.6 미국 중간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미국 중간 선거에서는 2년 임기의 하원의원 전원과 6년 임기의 상원의원 가운데 약 1/3 가량, 그리고 상당수 주지사 등을 선출하게 됩니다. 지난 대선과 함께 치뤄진 상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과반 이상의 우세를 점하며 의회를 장악했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4년 임기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띄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른 의회 구성 변화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후반기 정책 방향성과 속도가 재조정될 것입니다. 이에 미국의 중간선거는 비단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장에도 매우 중요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이 하원 과반 이상을, 공화당이 상원 과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미국 선거 예측 사이트인 FiveThirtyEight 에 따르면, 10월 23일 기준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할 확률이 78.4%, 하원을 민주당에게 내줄 확률이 86.5% 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원의 경우, 의원 임기가 6년이니만큼 2년 주기의 선거에서 대략 1/3 가량만을 선출하게 됩니다. 금번 중간 선거에서는 상원 100석의 의석 가운데 공석을 포함 총 35석을 선출하게 됩니다. 이 35석 가운데 기존 민주당 의석이 24석, 무소속이 2석, 공화당이 9석이기에, 민주당이 기존 의석 이상을 차지하며 상원 과반을 확보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금번 미국 중간선거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하원과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현재의 예상대로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고 민주당이 하원 탈환에 성공한다면 어떤일이 벌어질까요? 전문가들은 트럼프노믹스의 남은 카드인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인프라 투자가 그 추진력을 다소 상실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재정 적자 급증 등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이어 미국 채권 금리 안정화와 달러의 약세 추세가 나타날 거라고 하네요. 대외 정책, 특히 대중 무역 전쟁을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쉽이 어쨌든 타격을 받게됩니다. 이 경우,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이나 행정부 내부에 존재하는 비교적 유화 세력의 의견이 대중 정책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보는 측이 있습니다. 반면, 타격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 더욱 강경한 대외 정책을 펴게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세부 정책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지지율을 보면, 대외 무역 정책이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 정치에 문외한인 관계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다는 일반적인 선거 결과 예측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대중 무역 분쟁의 경우, 갈등이 실제 더 격화되지 않는다 해도 금융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계속되리라 봅니다. 미중 협상단 양측 간에 별다른 진전 사항이 없다면, 중국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는 내년부터 25%로 상향 조정될 예정입니다. 이미 예정된 수순일지라도, 연말 관세 상향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기 시작하면 금융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공산이 높습니다. 2,000억 달러라는 막대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 상향은 물가 등 미국 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변수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럼에도 워낙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온 트럼프이기에, 이제와 기존 기조에서 후퇴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행보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와 리더쉽에 또다른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보호무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보다 민주당의 정책 기조에 가까웠습니다. 공화당원 뿐 아니라, 전체 대상 지지율로 봐도 트럼프 대통령 정책 가운데 대외 무역 부분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정책 영역에 속합니다. 따라서 대중 무역 분쟁과 관련해서는 중간 선거 결과에 관계 없이 기존의 모멘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한달여 뒤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양자회담이 예정되어있습니다. 해당 이벤트가 미중 무역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최근의 불안한 금융 시장 상황과 더불어 공화당의 상하원 동시 수성 실패는 미국채 시장에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급격한 재정 적자 확대 우려 감소는 물론, 경기에 대한 기대감 약화와 그에 수반한 물가 압력 감소 등이 채권 금리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파른' 재정 적자 확대 가능성은 줄어든다 해도, 재정 적자의 확대 추세 자체는 트럼프 행정부 하 지속될 것입니다. 또한 아직까지 미국 경기는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예상보다 큰 폭의 경기 확장세 둔화 등 연준이 기존 스탠스를 변화시킬만한 상황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미국채 금리의 상승 추세는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사실 2016년 대통령 선거의 트럼프 승리만하더라도, 당시로써는 굉장히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또한 그 이후 시장의 향방 또한 기존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예상과는 많이 달랐었더랬죠. 이번 선거의 경우, 단일 인물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기에 선거 결과의 의외성은 낮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후 시장에 미칠 영향은 또 현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를지 모를 일입니다. 다만, 중간선거를 떠나 요즘 이래저래 금융 시장 변동성이 굉장히 확대되어 있다보니,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와 그 영향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선거 결과가 향후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가지는 함의가 있지만, 당장 그 영향력이 시장에 크게 발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지만 않는다면 시장은 그냥 유야무야 해소하고 넘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구리   

    

 

<참고 자료>

윤창용, 하건형, 한윤지. 미국 중간선거 시나리오 분석. 신한금융투자.

임동민, 이영화, 백윤민. 미 중간선거, Trump's Re-rating or Retreat, Round 2. 교보증권.

허재환. 미국 중간선거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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