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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상품·개념

ETF, 누구냐 너? : ETF 상품의 이해

ETF 상품의 기본 이해


 ETF, 언젠가부터 참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일단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되어있어 매매하기가 쉽고, 특정 기업 주식과 달리 주가 지수, 채권 또는 원자재 등 다양한 상품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되었다. 물론, 손쉽게 레버리지 또는 인버스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 역시도!! ETF는 사실 Exchange Traded Funds 의 약자인데, 문자 그대로 해석해보면 거래소에 상장된 펀드라는 뜻이다. 그렇다. 이 놈의 본질적인 정체는 바로 "펀드"라는 것이다. 펀드는 누가 운용하는가? 바로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의 자산운용사(Asset Management, AM)들이다. 그렇기에 ETF 역시 펀드처럼 자산운용사들이 발행하고 운용한다. ETF가 펀드라는 기본 개념을 탑재하고 나면, 이후 설명할 ETF 라는 녀석의 세세한 내용들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자, 그렇다면 ETF의 운용 생태계를 한번 살펴보자. 


<ETF 운용 생태계>       - 출처 : ETF TRENDS


 위는 미국 기준으로 작성되었긴 하지만 전반적인 ETF 운용 구조의 이해를 돕기에 무리가 없다. 더불어 몇몇 세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ETF가 아닌 일반 펀드의 운용 구조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보시다시피 ETF는 발행사(Issuer)가 있다. 삼성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발행하듯, ETF는 펀드이므로 자산운용사가 발행을 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KODEX ETF는 삼성자산운용, TIGER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 KOSEF는 키움자산운용, ARIRANG은 한화자산운용, KINDEX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발행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운용사는 ETF의 실제 운용 역시 수행하는데, 가끔 별도의 자문 운용사(Advisor)를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미국 레버리지의 ETF의 제왕 Direxion 사의 경우, Rafferty AM 등을 자문사로 두고 있다. 그러나 사실 Direxion이 Rafferty AM 의 자회사이므로 이 역시 사실상 동일 자산운용사가 발행하고 운용까지 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러한 ETF는 본질적으로 펀드이므로 일반 펀드와 동일한 운용 방식과 절차를 거치게 된다. ETF의 NAV(순자산가치)를 산출하기 위해 펀드 회계도 수행되어야 하며, 일반 펀드처럼 ETF 보유 자산을 자산운용사가 아닌 외부 수탁 기관에 보관도 해야 한다. 금융 당국의 감독과 규제는 물론이다. 그러나 일반 펀드와는 또 세세한 차이점들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AP와 LP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AP와 LP의 역할


 우선 AP의 경우, Authorized Participant(지정 판매사)의 약자로 ETF의 판매사라고 할 수 있다. 사실 AP의 경우 일반적인 펀드의 판매사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 펀드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미래에셋OO펀드라고 하더라도 미래에셋대우증권 뿐 아니라 각종 증권사와 시중 은행들, 나아가 온라인 펀드슈퍼마켓까지 다양한 판매 채널들을 통해 판매되고 가입할 수가 있다. 이러한 증권사와 은행들이 펀드의 판매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TF 역시 우리가 거래소에서 하는 단순 매매 이외에, 펀드이니만큼 일반 펀드와 같은 설정 및 환매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ETF 매매가 기존에 존재하는 펀드의 좌수(지분)을 서로 사고 파는 손바뀜에 불과한 반면, 설정과 환매는 아예 새로운 지분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ETF의 설정과 환매를 담당해주는 판매사가 AP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ETF의 설정과 환매는 시장 유동성이 커버하지 못하는 일시 대량 거래 수요가 있는 기관 투자자들을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기본 설정환매 단위를 충족하기 힘든 대다수 조막손 일반 투자자들이 경험해볼 일은 거의 없다. 이러한 설정환매 과정은 대량 기관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AP(특정 지정 증권사)가 ETF의 실제 포트폴리오를 직접 구성해 ETF 발행사에게 넘겨주고, ETF 발행사는 그를 수령함과 동시에 지분 증권, 즉, ETF를 신규로 발행해 AP에게 넘겨주는 식이다. 이러한 시장을 발행시장(Primary Market)이라고 하며, 기존 발행된 ETF 에 대해 매매가 일어나는 시장을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이라고 한다. 일반 투자자들은 유통시장에서 ETF 매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AP 가운데는 AP인 동시에 LP 역할을 맡는 회사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ETF의 상장요건으로 1개 이상의 AP와 그 가운데 1개 이상의 LP를 지정하도록 되어있다. LP가 무엇인고 하니, Liquidity Provider 의 약자로 실제 거래소에서 호가를 대주면서 시장에 유동성 공급하는 증권사라 하겠다. 보통 매수 매도호가가 1% 이상 벌어질 경우, 5분 이내에 그를 해소하도록 LP가 적절한 호가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나라 개미들이 불꽃 튀게 매매하는 KODEX200 혹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 등 인기 ETF 의 경우, 굳이 이런 LP 가 개입하지 않아도 시장 참여자들 간에 자발적으로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된다. 그러나 개인들이 좀처럼 거래하지 않는 비인기 ETF의 경우 LP 들이 직접 나서 매수와 매도 양방향 호가가 일정 수준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유동성을 제공해야 한다. 이처럼 거래량이 매우 적은 비인기 ETF를 거래하는 경우, 매매시 해당 ETF의 괴리율(NAV와 ETF 가격의 차이)이 과하게 크지 않은지 유의하도록 하자. NAV과 뭐냐고? 이는 잠시 후 다시 다뤄보기로 하고, 일단 괴리율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아래와 이미지를 잠시 살펴보자. 



 위는 네이버 금융에서 조회한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의 화면이다. 보면 21,870원의 시가 외에 우측 사이드 바에 21,982원의 NAV를 확인할 수 있다. NAV는 쉽게 생각해 해당 ETF의 이론적 적정가라고 보면 된다. 모든 ETF는 크든 작든 시장 가격과 NAV 간에 괴리율이 존재하는데, 시장 가격이 NAV보다 크면 클수록 해당 가격에 매수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불리, 매도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위의 예에서는 현재 21,982 원의 가치를 지닌 ETF가 시장에서 21,870원에 거래되고 있으므로, 적어도 괴리율 측면에서는 매수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ETF 왜 하나?


 ETF를 하면 무엇이 좋은 것일까? 대표적으로 KODEX200 ETF 를 예로 들어보자. KODEX200 ETF는 코스피200 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ETF이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KODEX200 ETF를 산다는 의미는, 해당 ETF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셀트리온 등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주식 종목들을 그 지수 구성 비율대로 일시에 사고 파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럼 그냥 인덱스 펀드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른다. 인덱스 펀드와 비교해도, ETF는 주식과 같이 실제 장중에 가격을 보며 거래를 체결할 수 있으므로, 의사결정 시점과 가격 확정 시점 간에 시차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펀드의 경우 설정 또는 환매 신청을하게 되면, 신청 시점의 가격이 아닌 일정 시간이 흐른 기준 시점의 가격으로 설정/환매가 진행되므로 의사결정과 가격 확정 간의 시차가 있다. 더불어, 일반투자자가 시장에서 단순히 ETF를 매매하는 것은 일종의 '손바뀜'만이 일어나는 것이므로, 우리가 일반 펀드를 설정/환매 신청을 할 때처럼 실제 포트폴리오가 신규로 더 구축되고 또는 해지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ETF 가 일반 펀드에 비해 운용 비용 상 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또한 ETF는 주식과 같이 거래소에서 거래됨으로, 지정가 주문이나 경우에 따라 신용 미수거래와 공매도 등 일반 주식에 적용 가능한 모든 매매 방식이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 또한 있다.


 그러나 때로는 ETF가 더 불리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채권형 ETF를 단기 투자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일반투자자가 ETF를 매매하기 위해서는 그 주문을 받는 증권사에 거래 수수료를 지급해야하는데, 그 수수료는 ETF가 주식형이든, 파생형이든, 채권형이든에 관계없이 동일하다. 따라서 기대수익률이 비교적 낮은 채권 ETF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사에 납부해야하는 거래 수수료 자체가 운용성과에 매우 크리티컬할 수도 있다. 반면, 일반 채권 펀드는 앞선 단점들에도 불구, 별도의 주문 수수료가 존재하지 않기에(경우에따라 환매수수료는 존재 가능) 비용 상 더 우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채권형 펀드 상품에 대해 빈번한 매매를 해야할 경우, ETF 보다 일반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ETF 의 비용 구조


 ETF도 펀드임으로 그 보수 역시 펀드의 보수 구조와 거의 유사하다. ETF 의 보수는 일반적으로 운용 보수(자산운용사), 판매보수(AP), 수탁보수(수탁은행), 사무관리보수(사무수탁사)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모두 합산한 전체 보수는 위의 네이버 금융과 같은 사이트에서 조회 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이거 다 세부 항목별로 뭔지 좀 봐야겠다라고 하는 깐깐한 투자자들께서는 해당 ETF 운용사 홈페이지를 통해 ETF 의 Fact Sheet 또는 Prospectus 를 살펴 보도록 하자. 아래는 KODEX 200 ETF Fact Sheet 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전체 보수는 연간 15 bps 이며, 이는 집합투자업자(자산운용사) 몫 12 bps, 지정판매사(AP) 몫 0.5 bp, 신탁사(수탁은행) 몫 1 bp, 사무수탁사 몫 1.5 bps 등으로 구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간혹 해외 ETF의 비용 구조를 보다보면, Acquired Fund Fees and Expenses(AFFE) 라는 항목이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너무 놀라지 마라. 그저 해당 ETF의 보유 자산 중에 또다른 ETF가 있는 경우, 그 하위 보유 ETF 의 보수 비용을 표기해 놓은 것이다. 보통 주가 지수를 n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의 경우, 주가 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자사 ETF를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좋은 ETF 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좋은 ETF 란 어떤 ETF 일까?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망라해보면 답이 나온다. 


좋은 ETF 란, (1) 추적 오차와 괴리율이 낮으면서, (2) 비용이 저렴하고, (3)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ETF 라고 할 수 있다


 우선 ETF 들은 각각 고유의 목표가 있다. KODEX 200 ETF의 경우 코스피 200 지수의 성과를 똑같이 복제하는 것이 목표이며,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는 코스닥150 지수 변동폭의 2배를 일간으로 추종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나 실제 보면 알겠지만 그 고유의 목표를 정확하게 달성하는 ETF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목표와 현실 간의 괴리를 표현하는 것이 추적 오차(Tracking Error)와 괴리율(Disparate Ratio)이라는 개념이다. 추적 오차와 괴리율의 두가지 개념이 쓰이는 이유는, ETF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펀드'인 만큼 두가지 개념의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나는 실제 ETF가 보유한 자산들의 ETF 주당 순가치이며, 나머지 하나는 해당 ETF가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당 가격이다. 전자의 가치, 즉, ETF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의 주당 가치가 바로 위에서 말한 NAV(Net Asset Value, 순자산가치)이다. 추적 오차란 이 NAV와 실제 복제 대상(지수) 수익률의 차이 라고 할 수 있다. 즉,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가 코스피200 구성 비율대로 정확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못하면 이 추적 오차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추적 오차는 오롯이 그 ETF 운용사의 운용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까이 꺼 뭐 똑같이 하면 되는거 아니여? 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똑같이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면 그 거래 비용과 ETF 보수 차감 등으로 인해, ETF는 항상 추종 지수를 언더퍼폼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운용사는 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을 거의 똑같이 추종하는 동시에 아주 약간의 알파 창출을 해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는 비용, 즉, 해당 ETF의 운용보수가 저렴해야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한편, 일반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말한 NAV로 ETF를 거래할 수 없다. 일반 투자자들은 대개 거래소에서 ETF를 매매함으로 시장 가격에만 ETF를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시장 가격과 NAV의 차이를 괴리율 이라고 한다. 괴리율은 시장 유동성 및 거래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부분이며, 본인의 거래 방향에 따라 괴리율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대개 시장의 자정 작용으로 NAV과 시장 가치는 끊임없이 수렴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LP가 적절하게 유동성을 공급해 괴리율을 관리해주어야 한다. 이는 결국, 좋은 ETF의 조건 중 하나인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정리해보면, 추적오차(목표 지수와 NAV 변동의 차이)와 괴리율(NAV와 시장 가격의 차이)이 크다는 것은, 해당 ETF가 그 설계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러한 좋은 ETF의 조건들을 감안하여 매매 대상을 선정하는 지혜를 발휘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