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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글로벌 시황

우구리의 주간 글로벌 시황, 2018년 10월 첫째주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는 10월 첫째주 글로벌 시황

 

주요 지수 종가 및 주간 변

▷ 다우 존스 : 26,447.05 (-0.04%)

▷ S&P500 : 2,885.57 (-0.97%)

▷ 나스닥 : 7,788.45 (-3.21%)

▷ 미국채 10년물 : 3.227% (+17.2 bp)

▷ WTI : $74.34/bbl (+1.49%) 

 

 

 간만에 채권시장이 상당히 들썩인 한 주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채권 시황부터 먼저 시작해보겠습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금요일, 장중 기준 3.246% 까지 기록하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지난 주 FOMC 이후에도 조용하던 마당에 왜 갑자기 이번 주에 금리가 급등한 것일까요? 주초만하더라도 미국-캐나다 무역 협정 타결에 따른 위험 자산 강세로 금리가 살짝 상승 압력을 받는 정도였습니다. 화요일은 미국채 금리 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했는데요, 이탈리아 재정적자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입니다. 이탈리아의 내년도 적자 예산안을 둘러싸고, 이탈리아와 유럽연합의 갈등이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오 보르기 이탈리아 하원 예산위원장은 공영 라디오에 나와 자체 통화를 보유하면 현재의 문제들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아 유로화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보르기 위원장은 현재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극우정당 동맹 소속이며, 이에 이탈리아 국채와 증시가 또다시 타격을 받았습니다. 다만, 뒤이어 주세페 콘테 총리가 유로존 탈퇴 계획이 없음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극우-극좌 연정의 정치적 노답 상황인 이탈리아 금융 시장은 앞으로도 장기간 불안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미국채 금리 급등세는 수요일부터 본격 시작됐습니다. 발단은 파월 의장의 한마디였으나 결국 문제는 장기 중립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일단 중립 금리를 바라보는 관점과 적정 레벨에 대한 연준 인사들의 판단이 제각각입니다. 금주만해도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중립금리 수준을 2.5~2.75%로 평가하고 있다며, 중립 금리 수준에 정책 금리가 도달한 후에는 추가 인상을 미루고 상황을 평가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뉴욕 연은 존 윌리엄스 총재는 중립금리에 도달하기까지는 갈 길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으며,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 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난 9월 FOMC 정책 결정문에서 현 통화정책에 대해 '완화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됨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긴축 후반기에 진입했을 암시하는 것으로 비둘기파적 해석을 한 바 있습니다. 금주 파월 의장의 발언은 그러한 시장의 맥락과는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수요일에는 ADP 고용지표와 ISM 서비스업 PMI도 호조세를 나타냈으나, 저는 지표 호조가 금리 급등에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경제 지표는 그동안 꾸준히 좋아왔습니다. 10년물 기준 미국채 금리가 올해 내내 3% 전후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던 와중, 박스권 상단에서 중립 금리와 관련한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 등이 나오고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기술적인 투매가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금리가 단기적으로 안정을 되찾는다 해도 12월 FOMC 이후 비둘기파 위원들이 주장하는 낮은 중립 금리 수준에 정책 금리가 도달하게 되면, 연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정책 실패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국채 금리 변동성은 점차적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금요일 군드라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10년물 기준 미국채 금리가 3.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네요.  

 

이번주는 내가 주인공, 연준 의장 한마디의 힘   Source : Yuri Gripas | Reuters

 

 수요일 이후 금리 급등에 미국 증시가 연초와 마찬가지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정을 받는 모습입니다. 일단 그동안 계속된 상승에 따른 레벨 부담도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주초에는 위험 자산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지난 주말 미국과 캐나다의 NAFTA 개정 협정이 타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라는 새로운 3자 무역 협정이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각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11월에 최종 서약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협정 타결에 증시는 주초 산뜻하게 상승 출발했습니다. 더불어 국제 유가 역시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를 지지했습니다. 미국 원유재고의 예상보다 큰 폭 증가와 사우디 등의 증산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세를 꺽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주 후반 증시 등 위험자산이 꽤나 흔들리면서 유가 상승세에 살짝 브레이크가 걸렸는데요, 이러한 모습을 보더라도 최근의 유가 급등은 OPEC 증산 합의 실패 이후 심리적 측면에서 균형이 무너진 영향이 크지 않은가 싶습니다. 시장에는 "패닉 매수"라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다음주에도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유가의 상승세는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특히 기술주들이 금주 약세를 보였는데요, 금리 급등 이외에도 몇몇 이슈가 있었습니다. 우선 주초 미국-캐나다 NAFTA 개정 합의에 따라, 전반적인 증시 자금이 기존의 기술주에서 전통적인 수출 대기업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주간 주요 인덱스의 움직임만 보아도 기술주의 나스닥과 다우 지수 성과의 간극이 매우 큽니다. 더불어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은 자사에 대한 해킹 공격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지난주 금요일에도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졌었는데요, 금주도 여파가 계속되며 기술주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습니다. 해킹으로 인해 약 5천만 회원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5월 일반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한 바 있으며, 기업이 개인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할 경우 직전 회계연도 글로벌 매출액의 4%와 2천만 유로 가운데 큰 금액을 최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최대 16억 3천말 달러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아일랜드 당국이 이미 해킹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 웹 서비스 서버에 스파이칩을 심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도 나왔습니다. 서버용 마더보드 공급사인 슈퍼마이크로가 마더보드에 스파이칩을 부착해 미국 주요 IT 기업에 공급했다는 것입니다. 해당 소식에 슈퍼마이크로는 주가가 거의 반토막났습니다. 애플과 아마존은 물론 중국 정부도 관련 보도를 부인했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입니다. 반면, 지난 주말 사이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는 45일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2천만불의 벌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SEC와 고소 건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주초 큰폭으로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마 고마 갖다 쎄리 받아뿌라, 미군 구축함에 도발을 시전한 중국 인민해방군 구축함

 

 한편,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은 이번주에도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남중국해에서는 항해중인 미군 구축함에 중국군 구축함이 41m까지 따라붙어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이에 미군 구축함은 충돌 회피를 위해 뱃머리를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중국이 자국 중간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성토했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에 맞설 '의지의 무역 연합'(Trade Coaliution of the Willing)을 언급했습니다. 일본, EU 등과 함께 대중 무역 연합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경제 지표는 전반적으로 호조였습니다. 주초 발표된 9월 제조업 PMI는 59.8로 전월 대비 하락했고, 8월 건설지출 또한 전월 대비 0.1% 상승했으나 시장 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수요일 ADP 9월 민간 고용 증가가 23만명을 기록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ISM 9월 서비스업 PMI 역시 61.6을 기록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습니다. 금주 주간 실업 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8천건 감소한 20만 7천건을 기록했습니다. 8월 공장재 주문 역시 전월 대비 2.3%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금요일 발표된 9월 비농업 고용은 13만 4천명 증가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습니다. 그러나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영향이라는 분석과 함께 노동 시장 인력 공급이 타이트해 고용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9월 실업률은 3.7%로 1969년 이후 49년만의 최저치라고 합니다.  

- 우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