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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경제 역사·이야기

중국 위안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마오쩌둥이 지켜보고 있다...  Reuters/Petar Kujundzic

 

97년부터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옆 나라 중국은 현재 '복수통화바스켓을 참고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관리변동환율제도란 고정환율과 변동환율 사이의 과도기적 제도로서, 자세한 건 잠시 후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일단 썰을 좀 풀어보자.

 

요즘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전 10시 15분만 되면 외환 시장이 출렁거린다고 한다. 왜 그런고 하니 한국 시간 10시 15분, 현지 시간으로는 9시 15분이 바로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달러 환율을 고시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은 매일 아침마다, "야 내가 환율 하나 던져줄테니까 이거 기준으로 거래해라!" 라며 기준 환율을 고시한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 가운데 연일 위안화가 절하 고시되고 있기에 시장은 이 시간 대마다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중국 인민은행은 무슨 기준으로 고시 환율을 던져 주는 것일까? 그러니까 다시 말해 위안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엿장수 마냥 내키는대로 어제는 1달러에 6위안, 오늘은 100위안 뭐 이렇게 부르면 장땡인걸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당국의 의지가 일정 부분 반영되는 것은 사실이나, 위안화 고시 환율 결정에는 나름의 기준이 존재한다. 그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아까 중국 당국이 참조한다고 한 '복수통화바스켓'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복수통화바스켓제도 하의 환율 변동은 위와 같이 결정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교역상대국 환율 변동에 교역 비중에 따른 가중치를 주어 자국 환율을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교역 비중 뿐 아니라, FDI와 외채 등 여타 요소를 함께 고려해 비중을 결정한다고 한다. 위 공식의 경우, 모두 달러를 기준으로 각국 환율 변동을 계산하기에 정작 달러화는 환율 변동없이(=1) 오직 가중치만을 부여(=1x가중치)받게 된다. 각국 환율의 기준 통화를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 이를테면 유로로 모두 바꿔 그에 따라 계산한다하더라고 계산 결과는 동일하다고 한다.(귀찮아서 검증은 안해봤는데, 직관적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라고 해두자)  지난 2016년 12월 29일 중국인민은행 외환교역센터(CFETS)는 2015년도 기준의 교역 비중을 감안하여 새로운 위안화의 통화 바스켓 구성 비중을 발표하였다. 새로운 통화 바스켓은 총 24개 통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통화별 비중은 아래와 같다. 그 가운데 원화의 비중이 상당한 것이 괜시리 뿌듯하다...ㅎ

 

 

기술적으로 보면 중국 당국은 "전일 외환시장의 거래 종가와 기타 시장 상황을 반영해" 마켓 메이커로 하여금 자신의 개장전 환율 호가를 보고토록 하고 있다. 이렇게 개장 전 취합된 마켓 메이커들의 호가 가운데 최고와 최저치를 제외한 나머지 호가들의 가중 평균이 위안화의 기본 고시 기준 환율이 된다. 여기에 앞서 말한 복수통화바스켓 환율 변동과 중국 당국의 정책 판단 등이 개입되어 최종 위안화 고시 환율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중국 당국이 통화바스켓을 참조해 기준 환율을 결정한다 하였으므로, 실제 마켓 메이커들이 제시하는 개장전 호가는 복수통화바스켓 방식으로 계산된 환율을 바탕으로 중국 외환 시장의 수급 상황 등이 일정 부분 반영된 호가일 것이다. 따라서 실제 환율 결정의 베이스는 복수통화바스켓제도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한편, 과거에는 마켓 메이커의 호가 제시에 대해 당국의 명확한 지침이 없었지만, 2015년 8월 11일부터 앞서 말했듯 "전일 시장 종가를 참조해" 호가를 제시하라는 지침이 명시되었다. 이로 인해 전일 장중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된 위안화 종가 환율이 익일 환율 시초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됨으로써 중국의 환율 제도는 보다 시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매일 아침 고시되는 위안화 환율에는 외화 수급 현황과 전일 현물 환율 종가(16:30), 전일 16:30 ~ 금일 07:30 까지 바스켓 통화 가치 변동, 추가적으로 정부의 환율을 통한 경기대응조정요인 등이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산정 방법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지만, 이 대략적 기준을 통해 추정해 본 위안화 환율과 실제 고시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렇게 오전에 기준 환율이 고시되면 당일 장중 위안/달러 환율은 기준 환율을 중심으로 ± 2% 내에서 형성되게 된다. 만약 해당 범위를 넘어서는 환율 움직임이 시장에서 발생할 경우, 중국 당국이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변동폭을 2% 이내로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위안화 환율이 결정되고 중국 외환 시장이 운영되는 기본 방식이다.  

-우구리

 <참고자료>

이상원, 최성락.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방식 변경의 영향 점검. 국제금융센터.

김환. 미-중, 환율전쟁의 서막인가?. NH투자증권.

김석진. 위안화 절상과 한국 경제. LG주간경제.

지만수. 위안화 환율 전망과 시사점. 산업연구원 중국산업경제브리프.